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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26 무한이 펼쳐진 백색빛의 공간들 - 눈먼 자들의 도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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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책을 읽지 않았거나,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줄거리를 미리 알게 될 수 있습니다.


어떤 한 사람이 백색의 출렁임만 볼 수 있게 되었다. 한마디로 눈이 멀게 되었다. 이런 현상은 주변인들에게 전염되었다. 이 연쇄적인 반응은 매우 빨랐고, 오래 지속되었다. 급기야 국가에서는 눈이 멀게된 사람들을 정신병원에 가두었고, 이들이 나올수 없도록 군부대가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이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살 방법을 찾았고, 그러지 못한 자들은 죽었다. 얼마 후 사람들은 정신병원을 빠져나오게 되었으나, 세상은 모두 눈 멀어 있었다.단 한사람만 제외하고. 그리고 이야기가 계속된다.

완전한 흑색의 어둠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어둠속의 대a화를 경험하고 일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그 때를 생각하면 두근거린다. 청각과 촉감만을 의지한채로 앞을 나아갔다. 난간을 잡고 걷지 않으면 한발 내딛기도 힘들었던 상황. 눈앞에 뭐가 있는지 모르고, 단지 소리에 의존해서 앞을 나아가야 했다. 그 때 느낄 수 있었던 타인의 감촉,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핑계로 은근슬쩍 사회관념을 느슨하게 만들었던 내 모습을 기억한다.

여기에는, 백색의 어둠을 경험한 이름없는 자들이 있다. 이들은 도우미 없이, 난간없이, 밧줄 없이는 한발 떼기도 힘든 사람들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보다도 더 고통스러운 것은 이 상황이 영원할 거라는 절망이다.


눈먼 자들의 도시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주제 사라마구 (해냄출판사,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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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읽고싶은 책들은 많이 있지만, 그런 책들이 내 손에 들어오는건 매우 흔치않은 일이다. 우선 이 책은 읽게 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우선은 두꺼운 양이 그 첫째 이유였고, 읽기 어려운 문단구성이 그 둘째 이유였다. 구입한지 10개월이 지나도록 고이 책장에 꽂혀있던 이 책은 그야말로 숨겨진 보물이었다.

일주일 동안 피곤했다. '오늘은 꼭 12시에 잠을 자야지.' 라는 다짐은 책장을 넘기는 순간 여지없이 무너졌고, 지금 안자면 출근못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때 어쩔수 없이 책을 덮었다.

이 책은 약간 흥미있다가, 적당히 야해지고, 마지막엔  매우 참기 힘들어진다. 참고로, 참기 힘들어진다는 것은 "야한것" 과는 거의 상관이 없다. :-(






덧. 어둠속의 대화는 정말 인상깊었던 전시이다. 2만원이라는 입장료가 부담되었던 것은 단지 표를 구매할 때 뿐이었다(그나마도 내가 구매한것도 아니지만). 작년 두번의 전시를 성공리에 마치고, 올해 3번째 전시를 진행하였지만, 내년까지 예정되었던 전시가 8월30일을 끝으로 조기종영되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다. 3차 전시가 진행중이었다는 것을 좀 더 빨리 알았더라면 한번 더 다녀왔을텐데. 언젠가 독일이나 일본에 나갈일이 생긴다면 꼭 상설전시장에 한번 들러봐야겠다.
Posted by onion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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